2016/10/21 23:37

[소설:소금] 누구나의 가슴 속에 그 커다랗고 형체 없는 그림자, 아버지 책_읽고_느끼고



나무들에 둘러쌓인 청운도서관에 갔을 때. 그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다.

한옥 지붕 아래, 지하벙커처럼 입구가 나 있는 작고 고요한 도서관. 

이런 날씨에, 이런 곳이라면. 그래 이 책이 어울리겠다, 그렇게 골라 잡은 책이 바로 박범신 작가의 '소금'이란 소설이었다. 



"달고 시고 쓰고 짜다 인생의 맛이 그런거지

아, 사랑하는 나의 당신 달고 시고 쓰고 짜다

달고 시고 쓰고 짜야 나는야 노래하는 사람

당신의 깊이를 잴 수 없네 햇빛처럼, 영원처럼."

 -소설 '소금'




Sentence

"누가 인생에 대해 묻는다면 그는 말할 참이었다. '인생엔 두 개의 단 맛이 있어. 하나의 단맛은 자본주의적 세계가 퍼뜨린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서 빨대로 빠는 소비의 단맛이고, 다른 하나는 참된 자유를 얻어 몸과 영혼으로 느끼는 해방감의 단맛이야.'
그가 얻은 결론은 그랬다. 이가 썩어가기 마련인 단맛에서 새로운 생성을 얻어가는 단맛으로 그 자신의 인생을 극적으로 뒤바꾼 것이었다. 
그는 그 자신이 마침내 강물이 됐다고 느꼈다."


"'이걸로 돈을 벌어 많이 모아야 한다면 상관있겠지만, 우리 가족 먹고사는 거야 그래도 충분하니까 된 거지.
생산성이란 말, 나는 증오하네. 잉여재산을 쌓으려고 생산성 타령을 하는 것이겠지. 지구인들을 노예로 만드는 낱말이 바로 그거야, 생산성!' 생산성, 이란 말을 할 때 그는 미간을 모으는 버릇을 갖고 있었다." 



Think

# 책 속엔 다양한 '아버지'들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엔 그 역시 '아버지'가 된다.

# '아버지'라는 석자가 붙어 버리는가 동시에 그의 본래 이름은 떨어져나간다. 
자의로든 타의로든 결국은 그 이름을 다시 찾지 못한다. 

# 우리는 어쩌면 아버지의 그림자마저 마치 내 것인냥, 자각없이 소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웅웅 나즈막한 소리를 울리며 가슴을 치던, 삶에 대한 밀도 높은 문장들. 

# 내가 가장 사랑스럽다고 느낀 책 속 장면은 265페이지.
크리스마스 이브. 눈길을 굴러가다시피 하며 세희의 작업실에 도착해 케이크에 하나뿐인 초를 꽂고,
그때 마침 라디오에서 캐럴이 흘러나오는 그 장면. 그 대화. 



Tag

#소설 #소금 #자본주의사회에서 #인간답게산다는것 #아버지의이름을 #자각없이소비하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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