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10 01:21

적당히 가벼운 일상 일상의 망라_그러나 특별한 하루


당분간은 여의도의 새로운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여의나루역에서 내려 여의도 공원을 지나 쭈욱 걸어가야 합니다.
그 길을 지나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사람들 속에서 내 몫의 일을 했습니다.
지나치게 감정소모적인 일도 없었고, 지나치게 관여받는 일도, 신경써야할 일도 없었습니다. 복잡한 이해관계도 없었습니다.
(그저 주어진 기간동안 내 일을 하면 될 뿐이니까요.)

일이 끝나니 저녁 8시쯤. 의례적인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와 다시 역까지 걸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광화문의 서점에 들려, 평소에 관심있었던 책들을 느긋히 하나하나 살펴봤습니다.
훌쩍 두 시간이 지나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11시쯤. 마음이 가벼웠고 잔잔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사실. 그 '행복감'이라는 게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나는 요근래 좀 불안정하고 신경질적이었습니다.
뭘 참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뭔가를 계속 참고 있어서 속이 터질 지경이었습니다.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니 불행한 내가 보였지만 이유가 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새로운 사무실로의)첫 출근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나는 '적당히 무게가 없는 일상' 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한 곳에 오래 머물고, 한 무리에 오래 속하다보면- 사람들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책임감도 늘어나고
신경써야 할 것도 이해해야 할 것도 많아집니다. 모든 것들이 얽히고 얽힙니다. 
작은 선택 하나에도 모두의 의견과 반응이 중요해집니다. 그리고 나에 대해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되고 그것은 가끔
내게서 불필요한 것을 말하게끔 합니다.

그런 익숙한 곳(+익숙한 사람)을 벗어나 새로운 공간, 새로운 사람들 속에서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니-
'적당히 모르는 상태'에서 오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적당히 무게가 없는 일상. 아무래도 이런 쪽이 내게는 더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한 곳에 정착하기보다는
단기간별로 떠돌며 사는 삶이 더 맞겠죠.

뜻하지 않게,
나의 개인적인 행복의 조건을 깨달았던 동시에,
나는 오래 관계맺고 깊이 관계맺는 것을 잘 못하는 사람임을 깨달았던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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